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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인문학

Gods Will Be Watching - 도덕적 딜레마 속 나의 선택

보옥보옥 2020. 7. 14. 02:21
Gods Will Be Watching - 도덕적 딜레마 속 나의 선택

저번 시간에는 트롤리 문제로 대표되는 도덕적 딜레마에 대한 소개를 했습니다. 

 

많은 생명을 구하자니 죄 없는 사람 한 명을 죽여야 하는 난처한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할까요?

 

무엇이 더 중요하고, 무엇이 더 적절할까요?

 

오늘은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과 같은 도덕적 딜레마가 주제인 게임 "Gods Will Be Watching"으로 도덕적 딜레마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보겠습니다.

 

 

▲ 2014년 7월, Deconstructeam에서 출시한 SF 어드벤처 인디게임이다. 도트 그래픽임에도 상당히 잔인한 연출이 나오니 플레이할 때 주의할 것.

 

Gods Will Be Watching(이하 GWBW)는 가혹한 상황 속에서 잔인한 선택을 내려서라도 살아남아야 하는 주인공 아브라함 버든을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인류가 우주에 진출한 시대적 배경으로, GWBW는 인질상황과 황무지에서의 생존, 생물학 무기를 저지하는 시나리오까지 여러 상황에서 발생하는 도덕적 딜레마를 플레이 경험으로 제공합니다.

 

 

# 가혹한 선택의 연속

 

▲ 게임의 주제가 가장 잘 드러난 조난 시나리오. 

 

게임의 여러 시나리오 중 한 가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위 그림은 어느 외계 행성에서 조난 당한 주인공 일행의 모습입니다. 이 행성에서 탈출하는 방법은 21일 후 도착하는 우주선에게 조난 신호를 보내는 방법뿐입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6개월 후에나 다시 기회가 올 것입니다.

 

하지만 조난 신호를 보낼 수 있는 라디오는 망가진 상태이고 대부분이 얼어붙는 혹독한 환경에 식량은 부족하며 밤에는 외계 야생 동물의 위협까지 이 행성에서 오랜 기간 생존하긴 힘들어 보입니다.

 

 

▲ 주인공 일행은 의사, 심리학자, 군인, 엔지니어, 로봇 등 다양한 직업과 성격을 지닌 사람들로 구성되어있다. 

 

게임의 진행 방식을 요약해보면 A,B,C라는 자원이 있습니다.

 

만약 플레이어가 A라는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시간을 쓴다면 B와 C자원이 부족해집니다.

B라는 자원에 시간을 할애한다면 A와 C자원이 부족해집니다.

만약 A,B,C 자원 중 어떠한 것이라도 바닥나게 되면, 상황은 극단적으로 악화됩니다.

 

조난 시나리오의 경우엔 추위를 책임져줄 땔감, 식량, 팀원들의 멘탈 그리고 고장난 라디오를 고치는 시간이 자원에 해당됩니다.

 

주인공이자 플레이어인 아브라함 버든은 모든 것이 부족한 암울한 환경 속에서 주어진 자원을 적절히 분배하여 팀원 모두가 생존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야할 것입니다.

 

▲ 난파된 배에서 생존을 위해 식인을 했던 미뇨넷호 사건

 

하지만 애석하게도 팀원 모두를 구조될 때까지 생존시키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실제로 게임의 난이도도 굉장히 어렵습니다.

 

추위와 배고픔에 팀원들이 두려워하고 희망이 사라져가기 시작하면 플레이어는 가장 가혹한 결단을 내려야 할지도 모릅니다. 팀원 중 한 명을 죽여 식량 소비를 줄이고 그 인육을 먹는 것이죠.

 

정말 끔찍한 선택입니다. 하지만 팀의 생존이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누군가의 희생으로 생존을 이어갈 수 있다면, 팀의 리더로서 당신은 어떤 선택을 내릴 것 같나요? 

 

 

# 판단과 원칙의 접점 찾기

 

▲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투하해 40억 명의 목숨을 위협하는 테러 집단에게서 바이러스 치료제를 투하하는 암호를 얻어내야 할 때도 있다.

 

마이클 샌델의 책 '정의란 무엇인가'에는 이런 설명이 있습니다.

... 그렇다면 정의와 부정, 평등과 불평등, 개인의 권리와 공동선에 관해 다양한 주장이 난무하는 영역을 어떻게 이성적으로 통과할 수 있을까?
... 우리는 긴장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옳은 행위에 관한 판단을 재검토하거나 애초에 옹호하던 원칙을 재고할 수도 있다.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면, 자신의 판단과 원칙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판단에 비추어 원칙을 재고하고 원칙에 비추어 판단을 재고한다.
이처럼 행동의 세계에서 이성의 영역으로, 또 그 반대로 마음을 돌리는 것이 바로 도덕적 사고의 기본이다.

저는 이 문장을 내가 도덕적 판단을 할 때 나의 판단에 대한 근거가 되는 원칙을 찾고, 그 원칙에 반박하는 상황도 고려해보는 것이 도덕적 사고의 시작이라고 이해했습니다.

 

제가 실제로 게임을 진행하면서 내린 결론을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① 판단 : 팀을 위해서 누군가 희생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② 근거가 되는 원칙 : 한 사람을 희생하더라도 여러 사람의 목숨을 지키는 것이 옳다.
③ 원칙에 반박하는 상황을 고려한 뒤 결론 : 한 사람의 희생으로 여러 사람을 구하는 것이 옳은 줄 알았지만, 한 사람을 죽이고 조직의 생존을 도모하는 것은 잘못된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자신의 판단과 원칙뿐만 아니라, 그 원칙에 반하는 상황에서도 생각해보는 것, 그리고 이 과정에서 우리의 판단과 원칙의 접점을 찾는 것이 도덕적 사고라고 생각됩니다.

 

 

▲ 바이러스를 투하한 테러 집단은 원래 외계인들의 권리를 수호하는 좋은 의도를 가진 단체였다. 한때 주인공과 뜻을 함께한 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저는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기존에 내렸던 판단과 원칙을 여러번 수정해야만 했습니다.

 

현재 테러 집단이라도 한때 동료였고 권리를 수호하는 선한 의도를 가진 단체였으므로 폭력은 사용하지 않고 말로만 설득해보겠다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바이러스로 인한 사상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자, 한시라도 빨리 치료제의 암호를 얻어내기위해 폭력을 사용하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과학자 부부의 아이에게 총구를 들이대면서까지 말이죠.

 

결국 치료제를 얻었고 여러 사람을 살려냈지만, 게임을 클리어했음에도 마음이 씁쓸했습니다.

 

# 누군가를 희생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일까

Gods Will Be Watching에서 플레이어는 어떤 목표를 위해서 무언가를 희생해야하는 딜레마에 계속해서 빠지게됩니다.

그리고 그 희생이 옳고 그름을 떠나 불가피하다는 생각이 점점 조여오게되죠.

 

플레이어의 목표가 게임의 클리어 뿐이라면, 누군가를 희생함으로 게임을 쉽게 풀어갈수 있습니다.

실제로 게임에서 대부분 가장 쉽고 효율적으로 클리어하는 방법은 누군가를 죽이는 것입니다.

 

 

▲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치료제를 얻어내야하는 시나리오의 실제 플레이 통계. 평화적인 방식을 추구한 플레이어의 비율이 가장 높다.

 

하지만 대부분의 실제 플레이어들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누군가를 희생하는 것이 가장 쉬운 길인 것을 알고있어도 최대한 모두를 살리는 방향으로 게임을 풀어갔습니다.

 

때문에 플레이어들은 여러 번 게임오버 화면을 봐야했죠.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방법을 찾는 노력 끝에 모두를 살리는 결과를 얻어냅니다.

 

 

▲ 우린 아무리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도 모두를 위한 결과를 만들 수 있다.

 

사실 잔인한 결단이 필수적으로 보이는 Gods Will Be Watching의 모든 시나리오는 누군가의 죽음이 없는 모두를 위한 결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저 역시도 이전에 잘못된 판단을 내린 것같은 찝찝함에 게임을 한번 더 플레이하면서 모두를 살리려 많은 시간을 고민했습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 고민하다보면 모두를 살릴 수 있는 해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저는 그 해답을 찾았을 때의 뿌듯함을 정말 잊기 힘듭니다.

 

 

# 더 나은 결과를 위한 노력

제가 이 게임을 플레이해보면서 느낀 점은 다수를 위해 소수가 희생되어야 하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 속에서도,

우리는 모두를 위한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 쉬운 길을 찾기보다 어렵더라도 모두와 함께 하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 아닐까?

 

그렇다면 실제 사회에서 모두를 위한 결과를 위해 우리가 노력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 도덕적 사고란 혼자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여럿이 함께 노력해 얻는 것이라고 대답할 수 있다. 거기에는 친구, 이웃, 전우, 시민 등의 대화 상대가 필요하다. 더러는 그 대화 상대가 실존 인물이 아닌 상상의 존재일 수도 있다. 자기 자신과 논쟁을 벌일 때가 그러하다. 그러나 자기성찰만으로는 정의의 의미나 최선의 삶의 방식을 발견할 수 없다 - 마이클 샌델, "정의란 무엇인가"

 

 

▲ 1958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William C. Beall의 "Faith and Confidence"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사회를 더 나은 결과로 이끌어 가기 위해 우리가 해야하는 노력엔 무엇이 있을까요?

 

과연 우리는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는 해답을 찾아낼 수 있을까요?

 

 

 

오늘은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게임 Gods Will Be Watching과 도덕적 딜레마 속 나의 선택을 주제로 이야기 해보았습니다.

 

미진한 지식으로 쓴 글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라도 부족한 부분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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